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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향기날리고(전주 한옥마을 수채화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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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않고 제 몸을 거느리며
어둠과 밝음의 경계를 어슬렁거리던 새벽 물안개.
가을 햇살에 조용히 자리를 내어주고 떠난 뒤,
연잎 위에는 투명한 눈물 방울이 떨구어진다.
저 멀리 꼬리를 늘어뜨리고 가는 새벽 안개를 따라,
연잎의 물결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안개가 걷힌 가을 아침,
햇살을 받고 있는 연잎의 물결은 웅성거리는 군중.
폐막을 앞둔 운동선수의 허전함을 느낀다.
연은 계절과 세월의 변화에 매우 예민한 생명체다.
매혹적인 색채의 변화를 목격하면서,
지나온 젊음과 중년의 나를 생각한다.
가을의 연은 점점 쇠잔해지는 젊음과도 같다.
이제 가파른 50의 언덕에 올라 서서
어느정도는 안락한 여유로움에 나의 몸을 뉘어 본다.
저무는 저 연잎을 바라보며 ‘중년의 아름다움’을
나는 깃발처럼 마음속으로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연-가을동화 (100호 2004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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