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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향기날리고(전주 한옥마을 수채화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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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지나 가을의 문턱에 다다른 연잎들은
짙푸른 청춘을 뒤로하고 조금씩 소멸의 길로 향한다.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
새벽에서 아침으로 이어지는
이 짧은 시각의 연잎은 표현하기 힘들만큼 아름답고 신비스럽다.
새벽 안개가 물러갈 즈음
멀리서 기지개를 켜며 다가오는 아침 햇살.
어두침침한 조명의 무대 위에
어깨 쳐진 무희들이 하나 둘씩 몸을 일으킨다.
어둠에 숨겨졌던 제각각의 표정들이 드러나듯,
햇살이 들기 시작하는 덕진 호반에는
불 켜진 객석처럼 웅성웅성 생기가 돋아난다.
검은 흙탕물 속에서 신비의 꽃을 피워내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도 않고
스스로를 불사르며 소멸의길에 이르는 연.
핑계 많은 세상에 이만큼 고귀한 교훈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백마디의 언어보다 한번의 몸짓으로 말하리라.
연-새벽 (50호 2003년)
<소장 -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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